극한직업

너와 나 사이에는 어느덧 틈이 비집고 들어와 쓸쓸함 만이 극에 달해 내 뺨을 후려치며 달려가고 있다. 시원한듯 당연하게 고통은 너무도 당당하게 나를 감싸고 있다. 난 오랜 채무를 이행하듯 감내했다. 살아 있음이 슬펐으나, 오히려 감사했다. 그러다가 그의 날카로운 판정을 받아들게 되면 진실이, 사실이, 나의 어리석음이, 그 빌어먹을 관용이 가시보다 진하고, 깊숙이 내 몸을 파고 드는 것을Continue reading “극한직업”

겨울 길

다시 겨울이다 털실 한 올 풀어 길에 떨어뜨려 놓고, 그 길 따라 가면 지난 겨울 차가운 그 길에 다다를 수 있을까.. 하도추워 얼굴은 시퍼렇게 마음은 그리움으로 타들어가고 멀리 까마귀는 흰 눈밭을 서성이다 굽이진 그리움의 길을 한 달음으로 다가 간다. 널  떠나오는 그 길에서 나는 묻는다. 찾아 온 설움이 나에게 묻는다. 기억은 이미 질퍽하게 뭉개져 흔적조차Continue reading “겨울 길”

그 길 앞에서

그 앞에서 난 길을 잃었다. 출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. 오해로 인한 내 변명을 해야 하는데 벙어리가 된 것만 같았다. 변명조차 부끄러워지는 밤이었다. 작은 조명만이 위로를 해주는 듯 했다. 젖은 낙엽이 내 심장에 붙어 온 몸을 식고 있다. 차라리 저체온으로 숨이 멎는다면… 굳이 출구를 찾기 위해 이리 밤을 헤집고 다니지 않아도 될텐데… 2. 해가 이미 저물었다.Continue reading “그 길 앞에서”